2011.10.23 17:57

누구는 드로잉 , 누구는 일러스트 이라고 말한다. 둘 다 맞다. 정식 명칭은 [Happening on Drawing- 탄생의 기원]이다. 일러스트 작가의 드로잉이자 습작을 전시한다. 전시라기 보다 보여주는 프로젝트다. 어떤 작품이든 작품을 완성시키기 위한 습작이 있기 마련인데 관객은 늘 완성된 작품만을 본다.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는 완성된 작품이 아니라 그것들이 있기 위한 시작점, (작품의) 탄생의 기원을 보여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습작에 집중을 해서 기획을 했다.



                                           ↑[탄생의 기원]을 구경하고 있는 관객들의 모습.

 

사실 이 전시는 일반적인 전시와 형태를 매우 달리했다. 전시되는 것도 완성 작이 아니고, 전시공간도 갤러리가 아니라 미술관 안의 카페 안에서 진행이 되었다. <CC Art Happening, 운수 좋은 날>이라는 큰 프로젝트 안에서 진행되어 이 전시 역시 해프닝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돼 관객들이 기대치 않은 상태에서 전시를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아트선재센터라는 미술관으로 전시를 보러 온 사람 혹은 카페에 차를 마시러 온 사람, 북 카페에 책을 보러 온 사람들은 우연한 기회에 이 전시를 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관람을 하는 방식 또한 자유롭다. 작품을 만질 수도 있고 바닥에 구겨진 작품은 가져갈 수도, 심지어 벽에 붙여진 그림을 가져가는 관객도 있다. 물론, 제재는 하지 않는다. 작가의 습작을 가져가는 기회를 얻게 된 관객들은 매우 즐거워하며 그림을 하나하나 꼼꼼히 보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탄생의 기원] 이 아트선재라는 권위 있는 미술관에 들어가 문턱이 낮은 형식을 지향했다는 것도 의의가 있다. 액자도 없고 그림과 관객의 거리도 없다. 게다가 2,3층에서 진행되었던 [박이소]도 박이소 작가의 작업과 그 작업을 위한 드로잉을 전시했다는 점이 [탄생의 기원]과도 유사하여 메인 전시와 라운지프로젝트가 어떤 연결점을 갖는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프로그램도 있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일러스트레이터 세희킴과 토끼도둑, 방양 이 세 작가와 현재 미술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 그리고 일반 관객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는 Drawing Talk&Tea가 바로 그것.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꾸는 학생들은 실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과 작업 이야기도 나누고 실제 작업환경, 저작권, 영감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평소 궁금하던 것들을 물어보면서 공감하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흥미로운 시간을 가졌다.

 

 

 

                                            ↑관람객과 Drawing Talk&Tea의 모습.


 

 

기획자로서 관객들이 전시에 오래 머물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밥 안 먹어도 배부르다더니 정말 그렇다. 작은 규모이지만 그만큼 가까이 다가오고 쉽게 즐기는 관객들이 있어서 필자도 즐거웠다. 이번 해프닝이 그들에게 기대치 않은 선물상자가 되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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